15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어떤 형태의 회동에도 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대표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과 여야대표는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선 사전환담 등 각종 행사에서 짤막하게 만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3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미래당 유승민·민주평화당 조배숙·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남북 정상회담 합의 과정과 배경, 개헌 문제 등에 대하여 100분 동안 오찬과 함께 토론했다. 또 그로부터 한 달 뒤 문 대통령과 홍준표 전 대표가 청와대에서 단독으로 만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과 개헌안 철회 등 야당의 요구를 두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먼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제안하고, 황 대표가 이를 수락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가장 시급히 논의해야 할 의제는 양측의 견해차가 크지 않게 됐다.
난항도 예상된다. 한국당이 북한 목선 입항 사건 등과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요구와 같은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자고 할 경우 의제 협상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황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을 조속히 교체해 일본의 수출 규제와 같은 극단적 사태가 벌어지도록 방치한 무책임과 무능을 질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을 처리하는 문제에 있어서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도 회동의 최종 성사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는 황 대표가 열린 태도를 취한 만큼 회동 성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과 관련한) 여야 5당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한국당이 실무 조율에 들어갔을 때 무엇을 의제로 꺼내 들지 몰라 약간 걱정이 되지만 이번에는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윤지 인턴기자 yj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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