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민주당 ‘진보파’ 여성 의원들을 지켜보는 게 참 흥미롭다”면서 “이들은 정부가 완전히 재앙이고 최악이고 가장 부패했고 무능한 나라의 출신”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미국이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여 사납게 말한다”면서 “원래의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민주당 소속의 유색인종 하원 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흑인인 프레슬리를 제외하면 이들은 각각 푸에르토리코·팔레스타인·소말리아 출신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낸시 펠로시 의장은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사실은 ‘미국을 다시 하얗게’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마르 의원도 “이것이 우리가 최악인, 가장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에 맞서 미국을 보호하고자 싸우는 이유”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비난에도 15일 트윗을 통해 “급진 좌파 여성의원들은 저속한 말과 그들이 말하는 끔찍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국민, 또 대통령 집무실에 사과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인기가 없고 대표적이지 않은 그들의 끔찍하고 역겨운 행동에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정치적 이득에 의한 계산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CNN은 “트럼프의 외국인 혐오증은 백인과 전통 지지기반인 농촌 지역과 다양한 인종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전략”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인종차별적 전략으로 대통령이 됐던 트럼프가 다시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기관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주도로 이날부터 일제히 실시하는 불법 이민자 단속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계획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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