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금보성의 한글 형상으로 구성된 시각예술작품은 30년 넘게 지속되었다. 시각예술에 집중해왔던 관록도 현재 작업으로 입증된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시집을 출간하기 시작하여 시인으로 등단 후 문학 활동을 이어온 작가의 이력과, 시각예술작업에 대한 생각이 작품에 담겨있다. 글과 그림, 텍스트와 이미지는 예술가들에게 활용되는 도구다. 작가 금보성에게 한글은 작가의 정체성을 찾는 도구이며, 조형된다.
한글은 우리나라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철학이자 이념이다. 일제시대 한글을 말살해버리려는 치욕스러운 겁박이 있었고, 지켜내기 위해 많은 목숨들을 잃었고, 현재 한글은 우리의 정체성이 되어 함께 생을 살아가고 있다.
한글은 작가 금보성의 작품 안에서 각기 다양한 색과 표정으로 작품이 된다. 금보성 작가는 “집필 작업 중에 우연히 글에 색을 입힌 행위, 색 입은 글자들이 흥미롭게 보여 시각예술작업을 시작했다”며 “한글이 지닌 가능성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작가 금보성의 조형화된 형식의 문자는 이질적 매체로서 이미지로 결합한 콜라주, 언어의 지시적 기능, 이미지를 언어적 유희로 풀어낸 개념미술 등과 다르다.
30년 넘게 한글의 예술적 상념을 다양한 형식으로 캔버스에 짓는다. 금작가는 “스스로의 열등감으로 작업들을 편히 세상에 못 내보이고 그저 쉼 없이 꾸준히 지속해온 것”이라고 고백했다. 열등감이 오히려 한글을 그만의 예술로 보이는 큰 무기기 된 것이다.
완벽한 절대적 진리의 성취나 정답이 없는 예술에서, 좋은 예술에 대한 갈증은 애초에 완벽히 해소될 수 없는 갈망으로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 금보성의 작품을 통해 그 가치를 색 다르게 변모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작가 금보성은 물질적 매체에 얽매이기보다, 여러 작업들을 통해 다양한 예술적 실천들을 시도하고 있다.
도움말: 고연수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