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태클을 당하고 점프 동작이 많은 축구·야구·농구·테니스 등을 즐기다 보면 젊은층이라도 무릎·발목 관절 부상을 당하기 쉽다. 자주 다치는 무릎 관절 중 하나가 반달 모양 또는 C자형 연골조직인 반월연골판이다. 끝 부분이 둥근 넙다리뼈(대퇴골)와 평평한 정강이뼈(경골)가 만나 무릎 관절을 이룰 때 바깥쪽에 생기는 빈 공간을 채워줘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충격을 흡수한다.
하지만 하중·충격이 크면 연골판이 찢어질 수 있다. 파열 시 순간 통증과 함께 ‘뚝’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초기 통증은 심하지 않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이 점점 붓고 뻣뻣해지면서 뻐근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안쪽과 바깥쪽 연골판 중 피부와 가깝고 신경이 민감한 바깥쪽이 찢어지면 굉장히 아프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파열된 연골판 조각이 위아래 뼈 사이에 끼여 무릎이 구부려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관절 잠김(lock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는 반월연골판이 퇴행성 변화로 약해지고 얇아져 비교적 작은 외력에도 파열될 수 있다. 쪼그려 앉거나 제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일상적 생활동작 중에 손상되기도 한다.
반월연골판 파열은 X선 영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신체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파열 위치·정도·범위를 파악한 뒤 증상, 나이, 활동, 퇴행성관절염 정도, 이전 병력 등을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한 번 손상된 반월연골판은 재생되지 않는다. 손상 부위가 적거나 파열 정도가 미미하면 2~4주간 활동제한, 부목, 소염제, 냉찜질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부종을 줄여주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통증·부종이 있으면 진행속도가 빨라지므로 증상이 있을 때 적당한 진통소염제를 쓰는 게 관절염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손상이 심하면 손상된 부분을 절제하고 주위를 다듬거나 찢어진 연골 조직을 봉합하는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환부를 1㎝ 미만 절개하고 관절내시경으로 수술하므로 상처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도 수술 후 3~6개월 정도 재활기간을 거치면 경기에 복귀할 수 있다.
장기모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찢어진 반월연골판 조각이 통증·부종 등을 일으켜 일상생활·운동이 제한되고 관절연골 손상,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평소 골반·다리 전반의 근육강화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무릎관절은 물론 신체 전반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용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연골판절제술은 잘못된 연골판으로 인한 무릎관절 연골 손상과 퇴행성 변화를 예방하고 늦추기 위한 것이므로 젊은층·중년층이 주된 대상이며 50~60대 이상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조언했다.
연골판이 2분의1~3분의2 정도 손상됐다면 사망한 사람의 연골판을 면역처리한 제품을 이식하기도 한다. 퇴행성 변화가 많이 진행됐으면 이식수술의 효과가 떨어져 45세 이하 연령층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