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이버도박 근절을 위한 집중단속 나선 가운데 ‘스포츠토토’, ‘파워볼’ 등 사이버상 불법 도박 행위로 적발되는 이들 절반 이상이 20~30대 직장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자 뿐만 아니라 행위자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1~6월)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벌여 사이버도박사범 4,87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84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검거인원은 103.2%(2,477명), 구속인원은 58.6%(68명) 각각 늘어난 규모다.
검거인원을 기준으로 유형별로는 스포츠도박이 57.5%(2,803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20~30대가 67.4%(3,286명), 직업별로는 직장인이 42.4%(2,067명)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운영자·협력자뿐만 아니라 행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단속이 이뤄졌다”며 “해외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통한 20~30대의 상습 도박 행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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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는 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서버를 둔 채 내국인을 상대로 운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각국 수사기관과 공조수사를 벌여 사이버도박 운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2015년 3월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파워볼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해온 이모(41)씨 등 일당 6명을 포함해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사이버도박 사이트 운영자 50명을 검거했다. 이번 단속 과정에서 경찰은 말레이시아 소재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도피사범 37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또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은닉 범죄수익 127억2,9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해 33억2,800만원을 압수하고, 탈세 혐의자 213명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해 범죄이용계좌 314개를 지급정지 조치했다.
경찰은 앞으로 사이버도박 상시단속 체제로 전환하고 도박전담수사 인력을 확충해 특별단속 기간 종료 이후에도 사이버도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통장을 빌려주는 행위만으로도 도박사이트 운영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각국 경찰기관과의 유기적인 공조관계를 토대로 국외 도피사범의 검거 및 송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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