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현지시간) 한일 경제 갈등으로 인해 부각 된 핵심 소재·부품·장비 등의 높은 수입 의존도 문제와 관련, “국산화를 서두르면서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목표를 빨리 달성하기는 쉽지가 않다”며 “그래도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하고 실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을 공식 방문 중인 이 총리는 이날 오후 비슈케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CIS·유럽 경제인 대회에 참석,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리는 “우리의 초창기 수출은 가발, 오징어, 철광석으로 시작했다”며 “그 후 짧은 기간에 우리는 섬유와 봉제를 거쳐 철강, 선박, 자동차, 반도체를 수출하기에 이르렀다”며 한국 무역의 역사를 회고했다. 이어 이 총리는 “21세기 들어서는 스마트폰, 바이오, 전기차와 수소차 전지, 문화콘텐츠 등으로 우리의 수출이 진화하고 있다”며 “세계인이 ‘기적’이라고 부르는 한국경제의 약진에는 국내 노동자와 기업인, 세계로 진출 한 무역인 여러분의 기여가 컸다”고 참석자들에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 총리의 연설은 이내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난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총리는 “지금 우리의 무역 여건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우리의 수출주력산업이 차례로 난관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의 최대 부정적 이슈인 미중 경제 마찰 확대와 한일 경제 갈등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이 총리는 “그런 모든 흐름이 고도로 수출 의존적인 우리 경제에 크나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시급히 새로운 선택을 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기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면서 신산업을 일으켜야 한다”며 “수출상품과 수출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서두르면서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지금 우리 무역은 분명히 어렵다”며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제인들은 수많은 시련을 이기며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가발을 팔다가 대형 선박을 팔기까지, 도로를 포장하다가 초고층건물과 최장의 교량을 건설하기까지 우리 선배들이 겪으신 고난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다”며 “지금의 난관도 우리는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슈케크=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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