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달 하순 수뇌부의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에 돌입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의 돌파구는 다음달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발목이 잡힌 미중이 아직 무역협상 일정도 잡지 못한 가운데 베이다이허에서 중국 지도부가 대미 무역갈등에 관해 어떤 논의를 벌일지 주목된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이 무역협상 재개에 미온적인 것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지난달 말 오사카 담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기업들과 화웨이의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중국은 실제 제재 완화 수위를 보고 협상 관련 약속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 제재완화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한 내용으로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다.
미중이 협상재개에 각국의 전제조건을 앞세우면서 무역협상이 본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베이다이허 회의가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협상이 한층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이디이허 회의가 열리는 허베이성 친황다오 베이다이허 지역에서 최근 교통통제가 시작되고 지역 관리들의 출입이 잦아졌다며 이는 회의가 임박했음을 예고한다고 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전현직 수뇌부의 비밀회동으로 매년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열린다. 지난해에는 8월4~14일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 측의 입장 정리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망은 엇갈린다. 시 주석의 독단적 정책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견제를 받으면서 다소 유화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중국 측 입장이 한층 강경해질 가능성도 크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협상 재개는 이 회의의 결정을 본 뒤 이뤄질 것”이라며 “지도부가 모여 더 강경해진 전례를 보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양보안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CNBC방송에 출연해 자신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오후에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통화가 잘 되면 대면 협상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합의로부터 매우 멀리 있고 많은 복잡한 이슈가 남아 있다”며 중국과의 협상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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