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폐기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노동법 개정을 규탄하는 총파업을 전국에서 벌였다. 하지만 노동계가 정작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뒤집고 뒤늦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파업 인원은 전체 조합원의 1% 수준에 그쳐 ‘그들만의 총파업’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18일 노동개악 저지,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재벌개혁, 최저임금 1만원 폐기 규탄, 노동탄압 분쇄 등 6개 구호를 내걸고 사업장별로 4시간 이상 총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총파업의 규모는 크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지방고용노동관서를 통해 파악한 결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국GM 등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위주로 50여개소 1만2,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전체 조합원이 약 1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참여율이 저조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선 것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포함해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민주노총은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2.87%로 결정되자 근로자위원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퇴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이 같은 동력을 기반으로 총파업 참여율을 높이려고 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날 총파업의 경우 현대차·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은 간부 위주로 참여했다.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 교섭이 끝나지 않아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7,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파업대회를 열어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국회 진입 등을 시도할 것을 우려해 1만명의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논쟁적인 정책은 해결되는 것 하나 없이 역주행을 거듭했다”며 “잠시 전진하는 시늉을 하다가도 뒤로 질주해버렸다”고 규탄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의 피를 빨아 제 욕심 채울 생각만 하는 자본가와 같은 편에 선다면 들러리 설 생각이 없다”며 “노정관계는 전면적 단절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나고 국회 주변에서 행진을 벌였으며,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며 막아서자 그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우려했던 경찰과의 충돌 등 폭력사태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3~5일 사상 최대 규모의 ‘급식 대란’ 사태를 주도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차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국민 사기극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고 여름방학이 끝나는 9·10월 중 열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이날부터 청와대 앞에서 1박 2일 노숙투쟁을 벌였다.
/박준호·손구민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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