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중국의 종교 탄압과 관련해 “세기의 오점”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무역협상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고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고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우리 시대가 맞은 최악의 인권 위기의 본거지”라며 “이는 진정으로 세기의 오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신장 )위구르(웨이우얼) 무슬림 주민 탄압 문제를 포함해 중국 당국의 종교 자유 탄압 사례들을 거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부터 중국 정부가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최대 100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 및 국제기구의 고발을 통해 알려진 신장 자치구 상황을 들어 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왔다.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당국자들이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이번 행사 참석을 저지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이것이 중국 헌법에 직접적으로 명시된 종교적 믿음에 대한 보장 조항과 일치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중국의 저지에 맞서 참석한 나라들을 향해 자랑스럽다는 뜻을 피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해당 국가들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캠페인을 위한 ‘종교의 자유 국제 연맹’을 신설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아직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면서 “이 단체는 우리가 여기(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 하는 일을 일 년 내내 활발히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모든 인간이 가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종교의 자유 탄압 문제와 관련, 중국 이외에 이란, 미얀마, 쿠바 등을 열거했지만, 북한에 대해선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김동철 목사 등 한국계 미국 시민 3명이 귀환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들이 미국 땅에 무사히 안착했던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기쁜 순간 중의 하나였다”고 회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9월에도 한 연설에서 억류자들의 귀환을 재임 기간 가장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으로 꼽은 바 있다. 그는 2차 방북 당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계 미국 시민 3명의 송환 문제를 매듭짓고 이들과 함께 워싱턴DC로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새벽 워싱턴DC 외곽의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직접 나가 이들을 맞이한 바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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