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자유한국당을 향해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며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말로 신(新)친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이 강 대 강 대치를 원한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도 꽤 많이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당이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증액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한일전에서의 ‘백태클’로 규정하고 앞으로 적극적 여론전을 끌어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이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데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배고픈 아이가 빵을 달라고 하니 ‘너희 동생 얼굴을 세게 때리고 오면 빵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협상 상대방에 대해 아주 무례한 일로 판단한다. 이러면 평생 좋은 친구가 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아직 정쟁에서 벗어나 추경을 처리할 준비가 안 된 듯하다”며 “우리는 한국당이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2일 국회의장 주재 정례회동에서 추경 처리를 위한 최종 결론이 나와야 한다”며 “만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한국당의 반복적인 정쟁에 매여 의사일정 합의에 소모적인 시간을 허비하느니 한국당이 추경을 처리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착실히 해나가겠다. 한일전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최악의 경우 추경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추경은 꼭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조건 없이 대일 결의문을 채택하고 추경을 처리할 수 있는 돌파구를 열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신친일,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가져가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깜깜이, 생색용 1,200억, 3,000억으로 일본 통상보복 위기가 극복되느냐. 기업들 입장에서는 허망한 이야기”라며 여권을 비판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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