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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일이 원하면 갈등 관여” 트럼프 발언을 주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갈등에 대해 “양국 정상이 원하면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마찰, 특히 무역과 관련해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면서 “일본은 한국이 원하는 뭔가를 가지고 있고 그는 내게 관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 측의 관심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의 요청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그동안 불개입 원칙을 유지해온 미 행정부가 처음으로 중재 역할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물론 미 국무부가 “중재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한 양자 해결을 촉구한 것임은 분명하다. 4월에도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양국 갈등이 한반도 안보의 기반인 한미일 협력체계를 흔드는 단계로까지 번졌다는 현실을 더는 외면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작금의 한일 갈등은 극적 반전이 없다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추가 보복을 시사하고 있으며 우리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까지 거론하는 등 강대강 대결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북한 비핵화나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협력구도가 제대로 돌아갈 리는 만무하다. 일본의 수출제재가 비단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 또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걱정거리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참의원선거가 끝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앞둔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중재에 나설 적기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추진 중인 한미일 고위급회담도 외교채널 복원이라는 차원에서 조속히 성사되기를 기대한다.



때마침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다. 미 행정부가 이번 기회에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 난마같이 꼬인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돌파구를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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