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11시 10분께 월미역에서 진행된 월미바다열차 시승식에서 열차는 그간의 우려를 떨쳐내기라도 하듯 궤도를 따라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곡선 구간에서는 우려했던 전동차의 덜컹거림도 적었다.
인천 중구 월미도 해안가를 한 바퀴 도는 월미바다열차(사진)가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사업 추진 만 10년 만이다.
1개 전동차에 최대 46명까지 탈 수 있는 열차 내부 역시 냉·난방 시설이 설치돼 쾌적했고, 교통 약자를 위한 휠체어 고정 벨트까지 준비돼 있었다. 열차 운행 속도는 10~20㎞/h로 체감은 자전거보다 조금 빠르게 느껴졌다.
열차가 속도를 내자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소음도 지하철과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 월미바다역을 지날 때는 열차가 바다 한복판에 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끼게 했다. 열차 밖으로 월미도 주변을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코앞에서 보일 정도로 가깝게 느껴졌다.
이날 월미공원역에서 출발해 문화의거리∼이민사박물관∼월미도 앞바다를 돌아 6.1㎞ 구간을 33분 만에 무사히 완주했다.
이 열차는 충돌방지를 위해 앞차와 500m 접근할 때 9㎞/h로 감속하고 200m 접근할 때는 정지된다.
월미바다열차는 매년 성수기인 4월부터 10월까지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비수기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한다.
인천교통공사는 이달 말부터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시승을 신청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평일 500명, 주말 700명을 선정, 무료 탐승을 진행한다. 이용요금은 성인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조남용 월미운영단장은 “바다열차는 한해 57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첫해부터 3년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고 2023년부터 1억원의 흑자가 발생해 2048년에는 한해 44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월미바다열차 개통은 인천시와 함께 구성한 TF팀을 통해 구체적인 개통 시기를 정할 방침이다. 늦어도 8월 중에는 개통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열차는 지난 2008년 2월 총 예산 853억을 투입, 월미관광특구 활성화 및 구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완공 2년 만인 2010년 8월 시 운전에 들어갔으나,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개통하지 못했다. 또 이후 2013년 12월 추진된 모노레일사업도 무산됐다. 우여곡절을 거듭하던 끝에 지난 2017년 12월 183억여원을 들여 4곳의 정류장을 통한 안전 및 안정성을 보강해 지난달 27일 완공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올 1월부터 기술시운전을 통해 149개 점검 항목에 대한 정밀 점검과 보완 작업을 마쳤다. 이어 TF를 구성해 열차의 안정성 등 최종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천교통공사는 이달부터 한두 달간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시범운행을 한 뒤, 정식 개통할 방침이다. 개통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안전성 강화를 위해 막바지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열차와 함께 주변 관광 자원들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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