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DK E&M)에서 누구와 붙어도 예상치 못했던 꿀케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현 비서실장 차영진(손석구). 박무진(지진희)과는 흥미로운 관계변화가 기대되고, 전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과의 관계에선 훈훈한 전우애가 느껴진다. 또한 매번 날을 세우며 기싸움을 벌이더니 핑크빛 케미를 만들어낸 제1부속 비서관 정수정(최윤영)과 의외로 빵 터지는 티키타카의 상대 청와대 대변인 김남욱(이무생)도 있다.
#. with 지진희: 팩트폭격으로 일궈낸 성장기
차영진은 박무진을 그저 융통성 없고 연약한 ‘범생이’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켜볼수록 그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다. 비서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통령령을 단호하게 밀어붙였고, 어느새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오영석(이준혁)에게 국무총리직을 제안한 그를 다시 보게 된 것. 핵심을 찌르는 일침을 날리면서도, ‘좋은 사람’ 박무진의 성장을 기대하는 차영진과 그의 팩트폭격을 원동력 삼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박무진. 시청자들 역시 이들의 관계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차영진이 앞으로도 “좋은 사람은 양진만(김갑수) 대통령님 한 분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지,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 with 허준호: 슬픔과 기쁨 나눈 전우애
한주승은 차영진에게도 믿고 따르는 멘토다. 양진만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기쁨과 그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고뇌와 슬픔까지 함께 겪은 전우 같은 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주승에겐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고 위기 대처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다. 한주승 역시 박무진에게 대통령령을 발령하려면 자신부터 해임하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없어도 차영진이 잘 해나가리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터. 특히 지난 방송의 엔딩에서 박무진이 한주승에게 청와대 복귀를 간절히 요청하면서, 시청자들 역시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신뢰하는 두 사람의 훈훈한 케미를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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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th 최윤영: ‘치맥’이 만든 핑크 케미
차영진에게 언제나 한 마디도 지지 않는 정수정(최윤영).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만났을 때부터 발생한 기싸움은 청와대에서도 이어졌다. 차영진과는 달리 정수정은 박무진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기 때문. 하지만 박무진은 정수정이 아닌 차영진을 비서실장에 임명했고,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그의 능력을 아는 정수정은 이를 쿨하게 받아들였다. 정수정의 축하인사에,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마음으로 “치맥이라도 할래요, 같이?”라고 불쑥 제안한 차영진. 매번 날이 서있던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돌았다. 정수정이 이를 단칼에 거절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머쓱해졌지만, 차영진은 그녀가 축하선물로 가져온 예쁘게 리본으로 포장된 라면박스를 보며 은근한 미소를 내보였다. 이들의 핑크빛 케미에 시청자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 with 이무생: 예측불가 티키타카
정수정이 대놓고 직접적인 반박을 한다면, 김남욱(이무생)은 은근히 차영진의 속을 긁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테러범이라 주장하는 전 북한 고위 인사 명해준 동영상의 극비 보안을 요구하는 차영진에게 SNS가 발달된 세상에서 쉽지 않음을 주장한 김남욱. 이에 차영진은 “가능한지 물은 게 아닙니다. 가능하게 만들라는 거지”라며 그의 말문을 막았다. 그러자 김남욱도 “그런 건 타고나는 거죠? 매번 옳은 말을 하는데 매번 참 재수가 없어서요”라고 뼈있게 받아쳤다. 돌아선 그의 뒷모습을 보며 “너 언제 한번 걸려라 진짜”라며 화를 삭인 차영진. 두 사람의 티키타카는 진지한 청와대에서 의외의 웃음을 선사했고, 예측하지 못했기에 더욱 빵 터졌다.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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