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대미 직접 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리서치회사인 로디엄그룹을 인용,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2016년 465억달러(약 54조6,600억원)로 정점을 찍었다가 2년만인 2018년에는 54억달러(약 6조3,470억원)로 88.8%나 급감했다고 전했다.
NYT는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특히 중국의 투자에 대한 미국의 엄격한 심사와 미국내 중국의 투자에 대한 비우호적 분위기, 중국의 경기둔화 및 해외 자본유출에 대한 통제 강화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NYT는 “미중간 커지는 불신이 한때 견실했던 중국에서의 미국으로의 현금 흐름을 둔화시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냉전’이 기존의 흐름을 뒤집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관세에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는 한편으로 자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틀어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책임자를 역임한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직접투자가 급격히 줄었다는 것은 미중 경제관계가 어떻게 악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을, 중국은 미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외국인의 미국 주택구매가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었으며 이중 중국인의 구매는 전년 대비 56%나 급감했다.
또 미 재무부가 주도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자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자본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HNA 그룹은 뉴욕 맨해튼 3번가의 21층 빌딩을 미측의 요구로 4,100만달러의 손해를 보고 매각해야 했다. 건물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 타워’와 가까워 국가안보가 우려된다는 미 규제당국의 매각 강요가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5월에는 남성 성 소수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애플리케이션(앱) ‘그라인더(Grindr)’를 소유한 중국 모바일 게임업체인 쿤룬 테크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앱을 매각하라는 미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들여, 내년 6월 말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NYT는 미중이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수출 통제 강화와 블랙리스트 지정을 통한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에 대한 수출 제한 등의 경우를 고려하면 중국의 미국에 대한 ‘미온적인’ 투자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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