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펼쳐지는 가운데 일본 관련 콘텐츠를 만들던 유튜버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지고 있다. 해당 유튜버들은 ‘불매 운동 와중에 일본 제품을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일부 누리꾼들의 지적에 사과하거나 소개를 중단하겠다고 해명했다.
카메라나 사진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 남모 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죄송합니다. 저는 일본 카메라를 사용합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앞서 지난 방송에서 남씨가 일본 기업의 카메라 신제품을 소개하자 누리꾼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합시다”, “당분간 일본제품의 리뷰는 보고 싶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남 씨는 영상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많은 분이 참여하면서 일본제품을 소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카메라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많지 않다”면서 “저는 한국사람으로서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제품을 사랑한다”며 해명했다. 남 씨의 유튜브 구독자는 2만 여명이다.
일본 생활 제품을 소개하는 한 유튜버는 누리꾼에게서 “일본사람들은 일부러 한국제품을 불매한다는데, 굳이 일본제품을 소개해 소비를 조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해당 유튜버는 “사실 이 영상을 올릴지 말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며 “이후로 한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리뷰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일본산 녹음기에 대한 소개를 주제로 영상을 게시하려다가 불매운동을 감안해 해당 제품을 소개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일커플’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한국인과 일본인 커플 유튜버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그들은 결국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상을 당분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현 시국에 일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시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응원하는 일본인으로서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국가적 이미지가 담기지 않은 개인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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