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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日수출규제 기업에 3개월 특별연장근로"

불화수소 연구 등 주52시간 예외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특별연장근로 허용 등 노동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정부가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를 가한 품목을 국산화하거나 제3국 생산품으로 대체하는 과정서 테스트, 연구개발(R&D)이 필요한 기업에 최대 3개월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한다. 정부로서는 이번 일본의 조치가 사회적 재난 수준의 일인 만큼 주당 최대 52시간을 넘을 수 없는 법정근로시간 제한의 예외를 제한된 선에서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재갑(사진)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본이 최근 3개 물질의 수출규제를 단행한 것과 관련 “국산화 혹은 제3국 대체 조달의 연구 등에 필요한 인력에 대해 한시적으로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을 보면 자연재해, 재난 등을 수습하기 위해 집중노동이 필요할 때 주당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하는 특별연장근로를 시행할 수 있다. 기업체가 해당 노동자의 동의를 거쳐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최대 3일 안에 인가받을 수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업체인지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공한 목록을 참조하거나 산자부가 직접 확인해 줄 예정이다. 고용부는 해당하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장관은 장기간 특별연장근로를 쓸 경우 과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법적으로 기간 제한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3개월로 제한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용부는 이들 기업이 재량근로제를 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재량근로제는 업무 수행 방법을 노동자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을 때 노사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기업이 재량근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운용 지침을 이달 말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에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가 한시 조치로 현재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개편안 등 각종 유연근무제도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주52시간제 실시의 완화 논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같은 대규모 무역보복을 벌이면 또 관련 업종에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3개 물질에만 특별연장근로의 허용을 확정했다”며 “한일관계의 전개와 이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계에서는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 1,000여개 품목에 무역보복조치를 가하면 한국 전체 노동자에게 특별연장근로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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