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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높인다…"보청기 끼세요"

중앙대·서울대 연구팀 쥐 실험서 확인

난청·정상청력 쥐에 치매 유발 단백질

투여하니 난청 쥐 인지기능 30~85%↓

/이미지=위키피디아·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난청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는 세포 수준의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23일 장문영 중앙대병원·오승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묵인희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에 따르면 뇌 신경세포에 플라크를 축적시켜 알츠하이머병과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을 난청 쥐와 정상청력 쥐에 소량 투여했더니 난청 쥐만 인지기능이 30~85% 떨어졌다.

뇌에서 학습·기억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의 신경세포 간에 신호(도파민·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를 주고받는 시냅스 수치도 30~40% 낮았다. 베타-아밀로이드를 투여한 정상청력 쥐, 난청이지만 베타-아밀로이드를 투여하지 않은 쥐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 알츠하이머 치매 간에 연관성이 있음이 확인됐지만 어떤 메커니즘 때문인지는 규명되지 않았었다.

장 교수는 “난청이 해마의 시냅스를 뇌 손상에 더 취약하게 만들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지만 아직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다. 그래서 위험인자를 규명하고 조절해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궁극적으로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장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1이 난청을 호소하지만 11%만 보청기를 착용한다”며 “보청기·인공와우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청각재활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인 난청과 치매 진행을 늦추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뇌 신경세포(위)와 알츠하이머병·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 중인 병든 신경세포(아래). 병든 신경세포 내부에 축적된 타우단백질(파란색)이 신경섬유 엉킴을 초래하고 세포 돌기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플라크가 잔뜩 엉겨붙어 세포들이 서서히 죽어간다. /이미지=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뇌행동연구’(Behavioural Brain Research) 온라인에 발표됐으며 오는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원인의 55~70%를 차지하며 매우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악화된다. 신경세포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엉겨붙은 플라크가 커지고 타우 단백질 축적으로 신경섬유가 엉켜 세포들이 서서히 죽어가면서 발병한다. 신경세포 간의 연결도 끊어진다. 이런 손상은 초기에는 학습·기억에 중요한 해마에서 일어나며 손상 부위가 넓어지면 뇌가 상당히 위축된다.

증상은 초기에는 주로 몇 시간 혹은 며칠 전의 일에 대한 단기 기억력이, 질환이 진행되면서 점차 옛날 일에 대한 기억도 저하된다. 또 언어기능·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 저하와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장애 등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한다. 말기에 이르면 경직·보행이상 등 신경학적 장애, 요실금·변실금·감염·욕창 등 신체적 합병증까지 나타나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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