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감독이 상영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찾아가며 마주한 기이한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 <암전>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공포영화를 만들겠다는 비틀린 열망과 폐쇄된 공간이 주는 본능적인 공포를 결합시켜 서스펜스의 밀도를 높였다. <암전>에서 첫 번째 주목해야 할 공간은 바로 꿈에 미친 ‘미정’과 ‘재현’이 찾는 폐극장이다. 80년 만에 폐쇄된 전라북도 최초의 극장인 군산 ‘국도극장’을 실제 배경으로 촬영해 현실감은 물론, 영화 <암전>만의 공포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 김진원 감독은 어둠이라는 본능적인 공포를 기조로 그림자 형태, 버려진 물건의 실루엣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피’와 ‘위험’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섬광탄의 붉은 연기를 이용해 기괴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폐극장을 완성했다. 실제로 배우들조차 모두 감탄했다는 폐극장에 대해 서예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폐극장에서 했기 때문에 더 생동감이 넘쳤고, 몰입도가 컸다”라며 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공간인 ‘재현’의 집 또한 한눈에 보기에도 기이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폐극장과 마찬가지로 실제 폐가에서 촬영된 ‘재현’의 공간은 영화를 만든 이후 서서히 무너져 내린 ‘재현’이라는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했다.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함과 동시에 ‘재현’의 캐릭터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결계, 부적, 십자가 등 ‘재현’ 본인을 지키기 위해 준비한 듯한 소품을 이용했다. 또한 흘러내리는 촛농, 촛불 사이에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 등으로 기이함과 공포감을 극대화함으로써 피폐한 ‘재현’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그 공포스러운 비주얼에 심지어 ‘재현’을 연기한 진선규까지 “혼자 집에서 기다리는 씬이 있었다. 그때 너무 무서워서 스태프를 붙들고 같이 있어 달라고 한 적이 있다”며 ‘웃픈’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배우조차 무서워한 리얼리티 100% <암전> 속 공간이 극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더했다.
관련기사
이렇듯 꿈에 미친 두 감독의 집착과 공간이 주는 서스펜스가 완벽히 어우러져 숨막히는 공포를 선사할 영화 <암전>은 8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주희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