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무역협상단이 다음주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2개월여 만으로 그동안 협상단은 주로 전화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매체 CNBC방송은 “미국 무역협상팀이 다음주 대면협상을 위해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협상팀의 방중 일정은 26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방송은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소규모 협상팀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 상하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미중 양측이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협상 무대’로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제안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고위급 협상은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면서 이뤄졌다. 협상 장소를 놓고도 기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협상이 다음주 베이징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상하이 제안 이유는
‘고위급’ 2개월여만에 대면
장소 놓고도 ‘기싸움’ 분석
고위급 협상 개최는 2개월여 만이다. 미중 고위급 협상은 지난 5월 초 중국의 무역합의 법제화, 이행강제 조치와 맞물린 기존 관세 철회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뒤로는 첫 대면협상이 된다.
다만 고위급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극적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CNBC방송은 “백악관은 장기적인 협상 시간표를 내다보고 있다”면서 “합의까지 대략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역시 ‘화웨이 이슈’가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화웨이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다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미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면담하며 화웨이에 대한 수출허용 문제와 관련해 “적시에(timely)”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35개 미 기업들이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위해 약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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