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사태가 독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여야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자위대 군용기 긴급발진 사건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에서는 외교 안보 위기 사태가 현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라며 날 선 비판을 보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 진입은 대한민국 주권을 침해한 행위로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억지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백승주·이만희 의원이 대표로 소속 의원 110명 전원이 서명한 ‘동북아시아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군사적 위기 고조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을 향해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한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와중에도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며 “제국주의적 야욕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질타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1인 시위로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항의했다. 특히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이 미친 또라이 일본놈들아”라며 원색적으로 일본을 비난했다. 다만 민 대변인은 러시아 군용기 영공 침범 사태에서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한 일본에 현 정부가 제대로 항의도 못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친일파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여당이 한국당에 이른바 ‘친일 프레임’으로 공세를 나선 데 대한 반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민 대변인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근처 영공을 침범했는데 일본 놈들이 자기네 땅에 들어왔다고 발광하는 걸 보고도 아무 말도 못 하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그야말로 친일파 아닌가”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선대인께서 친일파였다고 하던데 한 나라 대통령이나 되는 분께서 그러시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문 대통령 부친을 둘러싼 친일파설을 제기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부친 고(故) 문용형씨는 함경남도 명문이었던 함흥농고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흥남시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다. 일제 시대 때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이력 때문에 친일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었으나 구체적인 친일 행위가 확인된 바는 없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