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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가슴' 터놓고 얘기해봅시다

■성스러운 유방사

다케다 마사야 지음, 아르테 펴냄





최근 한 연예인의 ‘노브라’ 공항패션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민망하다”부터 “자연스러워 보인다”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여성의 가슴은 언제부터 가려야 하는 대상이 되었을까. 브래지어로 젖꼭지를 가리는 가려야 한다는 인식 변화는 인어 이미지의 변천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즈니 만화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은 가슴에 조개껍데기가 붙어 있다. 하지만 19세기 전만 하더라도 인어는 가슴을 드러내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인어가 왕자가 사는 땅으로 올라오면서 가슴도 문명화 기준에 맞춘 것이다.

책 ‘성스러운 유방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유방과 관련된 복식의 역사를 엮은 책이다. 일본 ‘유방문화연구회’를 중심으로 모인 22명이 10년간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제2차 대전 이후 일본에서 미국의 ‘라라 물자’와 함께 대중화되기 시작한 브래지어, 1920년대 가슴을 납작하게 누르는 속옷에서 해방되기 위한 중국의 ‘천유(天乳)운동’, 소설 속 등장하는 보형물을 넣어 부풀린 가슴, 여장남자 배우의 연기에 등장하는 가슴 등 역사, 문학, 미술 속 가슴을 살핀다. 이를 통해 책은 그동안 모성 혹은 성적인 상징을 넘어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의 가슴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2만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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