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후 처음으로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예상됐던 것처럼 ‘윤석열 사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윤 총장의 동기(사법연수원 23기)들이 주요 보직에 나란히 자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요사건 수사지휘나 검찰 관련 정책에 있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검찰 내 ‘2인자’로 불리는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자리한 배성범 광주지검장(57·23기)은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학 1년 후배다. 배 지검장은 2014~2015년 국무총리실 부패척결추진단의 부단장을 역임했다. 대검찰청 강력부장, 부산지검 특수부장, 창원지검장 등을 두루 거쳤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이성윤(57·23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보임됐다. 이 검사장은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보조를 맞춰 검찰 개혁을 추진하게 된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검 차장에는 강남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50·23기)이 임명됐다.
윤석열 총장의 선배 기수인 김영대(22기), 양부남(22기), 김우현(22기) 검사장은 각각 서울고검장, 부산고검장, 수원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윤 총장의 지휘를 받는 고검장급 및 검사장급에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윗 기수 선배와 동기가 다수 보임된 모양새다. 법무부는 “기존에 검찰총장 윗 기수가 전원 용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수와 서열 위주의 경직된 관행을 탈피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한동훈(46·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등 주요 기업·부패범죄 수사 지휘를 이어가게 됐다. 임명 직전까지 윤 총장과 근무한 ‘친정식구’격인 이두봉(25기), 박찬호(26기) 차장검사도 대검 과학수사부장, 공안부장으로 나란히 승진했다. 윤 총장 지명으로 승진대상에 확대 포함된 27기에서는 한 차장 외에도 이원석(27기)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단장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했다. 이 단장 역시 윤 총장과 2001년 평검사 시절 인연을 맺어 국정농단 수사까지 함께 한 ‘원팀’이다. 한편 대검 공판송무부장에 임명된 노정연(25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유일한 여성 검사장 승진자다.
대전, 대구, 광주 고등검사장과 부산, 수원 고등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6석은 급격한 보직변동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공석으로 유지된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유임돼 검찰개혁 입법 업무를 이어간다. 오는 9월 국제검사협회 회장에 취임하는 황철규 부산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검찰 지휘부를 조속히 개편해 검찰 개혁 등 현안을 추진해 나가도록 체제를 정비했다”며 “전문성과 능력, 그간의 성과가 고려됐다”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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