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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에 주저하는 美 왜? 中 맞서기 위해 日 놓칠 수 없어

한쪽 편 들기보다 가운데서 방관

美 정치권 등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





한일 간 무역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미국은 좀처럼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다. “양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이 나설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데, 일본이 앞장서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미국이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왜 미국은 한발 뒤로 물러서 있을까.

정부의 한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간) “일본이 이렇게 나오는 데는 미국 정부의 묵인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실제 미 정치권은 신중하다. 최근 한미일 3국 의원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표단의 말을 종합해보면 미 의원들은 일본의 조치가 자유무역 정신에 반한다는 방미단의 주장에 동조했지만 적극적 중재에 나서는 데는 선을 긋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차적으로 한일 양국이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고 양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이 나설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톰 코튼 상원 군사위 전략군소위원장과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간사는 미국이 나서서 직접 관여하기 힘들다는 뜻을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일본이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을 ‘린치핀(linch pin·핵심축’으로 부르고 있지만 일본 역시 미국 입장에서는 린치핀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이 앞바다로 생각하는 대만해협에 군함을 통과시켰다. 겉으로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만든다는 논리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포위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중요하다”며 “미국이 명분만을 따져 우리나라를 도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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