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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나라 맛보기 여행] <17>빛과 얼음의 나라 핀란드

산과 호수·눈으로 가득한 '겨울 왕국'

한여름엔 기온 따뜻…하루 19시간 '白夜'

이글루 호텔·산타마을 등 이색체험 매력





온 국민이 자일리톨 껌을 씹을 것 같은 나라, 한때 노키아 휴대폰의 영광이 서린 곳. 인기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로 최근 더 유명해진 핀란드는 영토(33만여㎢)가 한반도보다 넓지만 인구는 556만명(올해 기준)에 그친다. 그 너른 땅에 산림이 75%를 차지하고 호수의 비중도 10%나 된다. 핀란드 사람들이 조국을 가리켜 ‘호수의 나라(suomi)’라 부르는 이유다.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국가임에도 북부의 2월 평균 기온이 영하 14℃로 생각보다(?)는 온화한 편이다. 꼭 ‘겨울 왕국’인 것만도 아니다. 여름에는 한국의 봄처럼 온기가 돌고 하루 19시간가량 백야 현상이 이어져 온동네가 종일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최근 들어 영국·스웨덴·러시아는 물론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 소매치기가 종종 발생하지만 국내 정세가 안정적이고 테러의 위협도 거의 없다. 핀란드 국적기 핀에어는 인천행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수도 헬싱키까지 최대 230만원(1인 기준)을 호가하기도 하나 날짜를 잘 잡으면 13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9시간30분 비행이 다소 편안해지나 가격이 부담된다면 영국·러시아항공과 에어 프랑스 등의 80~110만원대 1회 경유 항공편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 핀란드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2017년부터 핀란드 관광청은 ‘스탑오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5시간부터 5일까지 핀란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핀에어 탑승객에 한해 1회 무료 혜택이 주어진다. 여행 편의가 개선됐지만 이곳의 단점은 비싼 물가다. ‘10유로가 돈처럼 느껴지지 않는’ 븍유럽의 다른 국가들처럼 핀란드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특유의 아르누보 디자인을 뽐내는 헬싱키 중앙기차역.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수도 헬싱키는 발트해에 접한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다. 스웨덴 지배기 구스타브 1세가 처음 건설한 이곳은 이젠 핀란드 최대의 항구가 됐다.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은 관광의 첫 단추로 중앙역을 꼽는데 그 이유는 역의 디자인에 있다. 1862년 경력이 일천했던 엘리엘 사리넨이란 건축가가 설계 공모에 선정돼 지었다. 화려한 장식을 배제한 유겐트슈틸 양식이 특징으로 북유럽판 ‘아르누보’의 절정을 보여준다. 글로벌 명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건축 1001’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월 tvN 예능 프로그램 ‘서울메이트2’에도 등장한 바 있는 헬싱키 루터란 대성당. /사진제공=관광청


인구의 81%가 루터교 신자인 핀란드에 루터교 총본산 루터란 대성당이 있다. 헬싱키 대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1852년 건축가 카를 앵겔이 지었다. 제정 러시아의 니콜라스 1세에 공헌된 이 성당은 1917년 핀란드의 독립과 함께 루터교의 회당이 되었다고. 네오클래식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로 눈부신 상아색 외벽과 그와 잘 어울리는 푸른 돔이 인상적이다. 매년 35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핀란드 관광 명소 중 하나다. 지난 1월 tvN 예능 프로그램 ‘서울메이트2’에서 아름다운 자태가 영상을 타기도 했다.

라플란드의 라누아자르비 호수 호반에 위치한 ‘아크틱 폭스 이글루’는 유리로 지어진 이글루 호텔이다. 모든 이글루가 투명한 유리창으로 만들어져 오로라를 바라보며 잠들 수 있다. /사진제공=관광청




새하얀 눈과 오로라의 향연은 핀란드에 ‘빛의 나라’라는 별명을 만들어줬다. 그 중에서도 최북단 지역인 라플란드주(州)는 툰드라와 호수로 뒤덮인 설경을 자랑한다. 이곳은 무엇보다 ‘천상의 커튼’ 오로라로 유명하다. 따라서 현지엔 다양한 오로라 투어가 마련돼 있다. 통유리로 지어진 ‘이글루 호텔’ 등 이색 숙소를 핀란드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다양한 상점과 체험형 액티비티로 가득한 산타마을. /사진제공=관광청


라플란드의 주도 로바니에미는 시도 때도 없이 눈이 내린다. 봄 기온이 최저 영하 12도씨인 이곳은 혹한 속에서도 숱한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곳엔 어린이의 ‘영원한 스타’ 산타클로스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이 사는 주거 지역은 아니고 관광객을 위해 조성한 테마파크이고 호텔이 인기가 워낙 많아 부지런히 예약해야 한다고.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면 답장을 해주는 신박한 서비스도 준비돼있다. /사진제공=관광청


마을 중앙엔 거대한 트리가 자리 잡아 관광객을 반긴다. 다양한 상점에서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주면 답장이 오는 ‘유료’ 서비스도 있다. 9개 국어로 주고받을 수 있는데 한국어는 포함돼 있지 않다. 눈벌판에서 개썰매와 스노우모빌을 타는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겐 3km쯤 떨어진 ‘산타파크’도 추천할 만하다. 생강쿠키(진저브래드)나 산타클로스 인형 만들기 등 아이가 좋아할 체험 활동이 즐비하고 음식을 먹으며 관람하는 산타 공연도 인기다.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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