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횡령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조사위원회(조사위원장 이병순 목사)는 29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전광훈 목사의 횡령 혐의 등을 사법당국은 철저히 조사해달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혜화경찰서 민원실에 전 목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병순 조사위원장은 “전광훈 목사가 취임한 2월 이후 한기총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에는 입금된 것은 단지 ‘이승만 대통령대학 설립기금’ 60만원이 전부”라며 “취임 이후 한기총 주최 행사를 18건이나 개최했음에도 후원금은 모두 본인 전광훈 혹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통장에 입금됐다”고 설명했다.
행사 진행으로 되레 적자가 났다는 전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흑자를 봤건 적자를 봤건 한기총의 후원금 명목으로 들어온 돈은 개인 계좌가 아니라 한기총의 계좌로 들어가는 게 맞다”며 “계좌의 행정처리가 원칙적으로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사위는 또 전 목사가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임금도 체불했다고 주장했다. 이 조사위원장은 “한기총 명의의 후원금과 기부금을 본인 단체 명의로 받아 쓴 결과 사무 임대료도 밀려있고 직원들은 몇 달 째 월급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한기총 상근직원은 모두 6명인데 이들에 대한 올해 6·7월 2개월 치 임금 최대 4,000만원 가량이 밀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이 사무실 공간으로 이용하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은 월 임대료가 1,000만원에 달해 5개월 치인 총 5,000만원 가량이 밀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 목사는 한기총 재정이 고갈돼 횡령 자체가 불가능하며 한기총 주최 행사에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 목사 측은 “한기총 주최 행사인 ‘성령세례심포지움’, ‘기독교지도자포럼’, ‘한국교회질서를위한포럼’ 등에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없다”며 “행사는 대부분 애국운동으로서 지원되는 헌금과 선교비 외에 어떤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이나 모금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전 목사는 선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신도들로부터 기금을 받았지만 은행법 위반 혐의 등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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