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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19 군사합의 폐기 적극 검토하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7일 “9·19 군사합의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전혀 막지 못하는 무용지물임이 확인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폐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29일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먼저 위반했는데 우리만 여기에 얽매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평양발 경고’에 문 대통령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와 여당에 묻고 싶다. 9·19 군사합의 1조는 ‘남과 북은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 조항에 위배되는가 위배되지 않는가.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라며 대상이 남한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미사일을 발사하고 발사 대상이 남한임을 분명히 밝혔으므로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가 맞다. 우리 정부는 당연히 북한에 미사일 도발은 9·19 군사합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9·19 군사합의 1조 1항에 따른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소집을 요구해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만큼 안보리 소집도 요청해야 한다. 북한 미사일 도발의 처리 과정이 이래야 함에도 청와대는 한마디 말이 없다. 여당은 야권의 9·19 군사합의 폐기 주장에 대해 “어렵게 진행된 남북미 대화와 협의의 과정을 무위로 돌리고 또다시 한반도 긴장을 고조해 전쟁위기를 유발하자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작 해야 할 말은 못하고 전쟁위기 유발 운운하며 사태의 본질을 회피하는 이유가 뭔가.

북한 비핵화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목표다. 이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여기에 얽매어 사사건건 북한에 끌려다녀서야 되겠는가. 열강들에 이어 북한에마저도 동네북이 되지 않으려면 자주국방의 걸림돌인 9·19 군사합의 폐기를 적극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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