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北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중요한 정보 입수 CIA에 넘겨줘”

북한 금강산호텔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가 한미 양국을 위한 스파이로 활동했었다고 밝혔다.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NK뉴스는 이달 김 목사와 서울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돼 2년 반 가까이 억류된 바 있다. 북한은 그에게 간첩과 체제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김 목사는 2016년 3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조선 정보 모략꾼들의 지령을 받고 공화국의 당, 국가, 군사 비밀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그들에게 넘겨주는 간첩 행위를 감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당시 보도한 바 있다.

김 목사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이뤄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으로 귀환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도 이때 함께 미국으로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함께 이들 억류자 3인의 송환을 대표적 대북 치적으로 꼽아 왔다.



김 목사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기자회견 진술이 대체로 사실이며 이 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CIA와도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로 장면들을 촬영했으며, 전자파 도청 장비들을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안테나’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 목사는 또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CIA는 위성사진을 통해 나진항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을 감지하던 중에 나에게 초근접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그 선박이 무슨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파악해냈다”며 “나는 (체포) 바로 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CIA나 미 국무부, 국가정보원은 NK뉴스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NK뉴스는 전했다.

/김경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