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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추억'→'국민의 추억'…대통령 휴양지 거제 저도는 어떤 곳?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기에 앞서 저도의 민간 개방을 설명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대통령 별장 휴양지 ‘저도’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지자체 발전 유공자 등 100여명과 함께 저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9월에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를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2017년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저도는 거제도 옆에 붙은 남해의 작은 섬이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면 돼지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예부터 동백과 해송이 특히 아름답다고 알려졌다.

저도는 일제시대와 해방 후에 군사시설이 들어서는 등 군 전략지역으로 활용되온 곳이다. 지난 1950년대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휴양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공식 별장으로 지정됐다.

이후 거제시의 지속적인 반환 요청이 있어왔고 김영삼 대통령이 권위주의 청산 차원에서 지난 1993년 대통령 별장 지정을 해제하면서 해군 휴양소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별장으로 부활시켰고 문 대통령이 이번에 다시 민간 반환을 추진하게 됐다.



저도가 특히 유명세를 탄 건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취임 뒤 첫 여름휴가를 저도에서 보냈다. 청와대는 당시 해변가 모래밭에 허리를 숙여 ‘저도의 추억’이란 문구를 남긴 박 전 대통령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아버지와 함께 거닐던 곳에 대통령이 되어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옛 거주민 및 일반시민들과 산책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을 ‘저도의 추억’이라고 해서 방영한 것을 아마 보셨을 것이다. 저도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특별한 곳이어서, 대통령 혼자 지낼 게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들이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불편을 겪었을 지역 주민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군사시설 보호 설비와 유람선 등이 접안할 선착장이 갖춰질 때까지 섬을 시민들에게 시범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완전 개방은 준비시설이 충분히 갖춰진 뒤 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또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하실 국민이 많으실 텐데 거제시와 경남도가 잘 활용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도에서 1970년대까지 살았던 윤연순씨 등 전 거주민 및 가족, 일반 시민들과 저도에 조성된 산책로를 55분 동안 함께 걸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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