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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재난영화"…'엑시트' 대중성 호평

■한국영화 '여름대작 4選' 영화평론가 점수는

한일갈등 속 애국심 마케팅 기대

'봉오동 전투' 다크호스로 떠올라

역사 왜곡 논란 '나랏말싸미'

흥행성 부문서 가장 낮은 평가

오컬트+액션 '사자'는 의견 갈려





영화 ‘나랏말싸미’의 스틸컷.


영화 ‘사자’의 스틸컷.


영화 ‘엑시트’의 스틸컷.


영화 ‘봉오동 전투’의 스틸컷.


“흥행성은 ‘엑시트’, 작품성은 치열한 각축전.”

극장가의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한국영화들이 연이어 출격한다. 먼저 개봉한 ‘나랏말싸미’를 시작으로 ‘엑시트’ ‘사자’ ‘봉오동 전투’ 등 최대 200억원 가량이 투입된 대작들이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각 투자·배급사는 참신한 기획력과 대중적 흡입력을 겸비한 작품을 여름 시즌에 내보낸다.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관객을 흡수하면 한해 농사의 결실도 그만큼 알차고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서울경제는 강유정·윤성은·정민아·정지욱 등 4인의 영화평론가로부터 받은 별점과 20자평을 통해 여름 대작들의 완성도와 흥행 가능성을 분석해봤다.



평론가들은 우선 흥행성에 대해서는 조정석·윤아 주연의 ‘엑시트’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윤성은·강유정·정민아 평론가 모두 별 네 개를 부여했다. 윤 평론가는 ‘불순물 없이 내달리는 순수한 짜릿함에 박수를’, 강 평론가는 ‘더운 여름엔 머리를 비우고, 뛰고, 달리고’라는 평을 보내왔다. 정민아 평론가도 ‘여름에는 상쾌하고 웃긴 게 최고지’라는 표현으로 ‘엑시트’의 상업적 저력을 인정했다. 정지욱 평론가 역시 ‘신 나고 즐거운 재난영화’라며 별 세 개 반을 줬다. CJ ENM이 배급하는 이 작품은 산악 동아리 출신 대학 선후배가 유독가스로 아수라장이 된 도심을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다.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관심을 모으는 ‘봉오동 전투’도 흥행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점점 거세지는 반일(反日) 감정을 제대로 자극할 경우 작품 규모에 걸맞은 초대형 흥행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총 제작비가 190억원에 달하는 이 영화는 1920년 6월 중국 지린성에서 한국 독립군 부대가 일본군을 통쾌하게 무찌른 전투를 담는다. 정지욱 평론가는 ‘산만하고 엉성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애국심이 마케팅의 견인차가 될 듯하다’며 별 세 개 반을 부여했다. 강 평론가 역시 ‘뻔하고, 익숙한데 또 울리고 웃기는 진짜 이야기의 힘’이라며 세 개 반의 별점을 줬다. 윤 평론가는 ‘미학적인 전투 장면이 빛난다’는 호평과 함께 별 네 개를 달아줬다.

반면 지난 24일 개봉한 이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관객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랏말싸미’는 낮은 평가를 면치 못했다. 정민아 평론가는 ‘역린을 건드리니 대중은 화가 난다’는 20자평과 함께 별 한 개만을 줬으며 강 평론가와 윤 평론가는 각각 두 개, 두 개 반을 줬다.

박서준·안성기가 나오는 영화 ‘사자’의 흥행성에 대해서는 평론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정지욱 평론가는 ‘참으로 매력적인 소재였으나 아쉬움만 그득하다’며 별 두 개의 박한 평가를 내렸다. 정민아 평론가도 ‘캐릭터들의 화학 작용 외의 재미가 때론 느슨하게도 보인다’며 별 두 개 반만 줬다. 이에 반해 윤 평론가와 강 평론가는 각각 별 세 개 반, 별 세 개로 비교적 후하게 평가했다. 오컬트 장르와 액션을 결합한 블록버스터인 ‘사자’는 이종 격투기 선수가 어느 날 신비한 초능력을 발견하고 구마 사제와 함께 악령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대중적 재미와는 별개로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평론가들의 단일한 의견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지욱 평론가는 ‘엑시트’에 별 세 개로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으며 ‘나랏말싸미’ ‘사자’에는 별 두 개, ‘봉오동 전투’에는 별 두 개 반을 줬다. 윤 평론가는 ‘나랏말싸미’와 ‘봉오동 전투’에 각각 별 세 개 반을 달아주며 작품성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윤 평론가는 ‘나랏말싸미’에 대해 ‘모래로 만든 정교한 성’이라는 단평을 남기기도 했다. 강 평론가는 ‘나랏말싸미’ ‘사자’ ‘봉오동 전투’에 똑같이 별 세 개를 안긴 반면 ‘엑시트’에는 두 개 반의 별점만 허락했다. 정민아 평론가는 ‘사자’ ‘봉오동 전투’ ‘엑시트’에 모두 별 세 개를 부여했다.

각 작품에 대한 의견들은 저마다 달랐으나 평론가들은 올여름 한국영화의 라인업이 지난해 겨울 시즌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데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겨울방학 시즌에 개봉한 ‘스윙키즈’ ‘마약왕’ ‘PMC’ 등은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투자·배급사에 큰 타격을 입혔다. 윤 평론가는 “소재나 장르도 다양해서 관객들이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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