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의 제주산림과학연구시험림은 청정지역의 지표종인 ‘운문산반딧불이’의 집단 서식지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후의 영향,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 반딧불이의 서식지 훼손과 개체수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주산림과학연구시험림내의 ‘운문산반딧불이’의 서식지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하고 개체를 증식하기 위한 다양한 현장 시험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운문산반딧불이(Luciola unmunsana Doi)’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산에서 처음 보고돼 붙여진 이름이다. 크기는 8∼10㎜ 정도로 해마다 6월말부터 7월초 짝짓기 시기가 되면 몸에서 스스로 빛을 내며 한여름 숲속을 별처럼 수놓는다.
생활사 전부를 육상에서만 보내는 곤충으로 물이 있는 습지를 선호하는 다른 반딧불이와 다르게 유충기를 땅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숲에서 생활하는 특성이 있다.
2013년부터 ‘운문산반딧불이’가 시험림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으나 최근 한라산의 평균 기온이 평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고 갑작스런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등 서식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인간의 간섭으로 서식지가 제한되거나 파편화되기도 하는데 도시의 불빛은 반딧불이의 짝짓기를 위한 점멸성 발광 기능(수컷 분당 약 60∼80회)을 저하시켜 번식활동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암수 모두 날개가 있는 애반딧불이와 달리 운문산반딧불이의 암컷은 날개가 없어 서식지가 파괴되면 이동이 불리하므로 숲 환경 보전 및 서식지 내 개체 증식이 더욱 중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운문산반딧불이’의 개체 증식 및 서식지 보존·확대를 위해 짝짓기와 산란, 유충 부화 등을 시험림에서 관찰했고 알에서 깨어난 유충을 시험림에 방사하는 등 개체 증식을 위한 시험연구를 수행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고상현 소장은 “미래 후손에게도 반딧불이 추억을 지켜줄 수 있도록 운문산반딧불이의 서식지 환경 보존에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며 “제주도 산림과학연구시험림의 생물종다양성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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