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에 올랐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10년 넘게 ‘현금왕’ 타이틀을 보유해온 애플이 알파벳에 의해 왕좌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2분기에 현금·유가증권 등의 보유액이 1,170억 달러(약 138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애플이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한 현금 보유액 1,020억 달러(약 120조7,000억원)를 뛰어넘은 수치다.
애플은 한때 1,630억 달러(약 192조 9,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했으나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이를 줄이려 노력해왔다. 애플은 최근 18개월간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 지급에 나섰으며, 연구개발(R&D) 예산도 최근 18년간 가장 높은 매출의 15%까지 끌어올렸다. 6년 전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이 애플의 막대한 유보금에 대해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투자자들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자 대부분은 회사가 막대한 유동성 자산을 쥐고 있기보다는 그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는 걸 선호한다.
반면 알파벳은 현금 유보금을 늘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사용해왔다. 알파벳은 지난해 뉴욕에 여러 개의 구글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거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부동산 매입에 250억 달러(약 29조6,000억원)를 쓰기도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알파벳이 그동안은 자사주 매입에 거의 돈을 쓰지 않았으나 곧 이런 관행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알파벳의 이사회가 최근 자사주 매입용 예산에 250억 달러를 추가하도록 승인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알파벳은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재원으로 375억 달러를 확보했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