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실화탐사대’는 이웃들을 공포에 떨게 한 낙서사건의 전모와 필리핀에 아들을 버린 한의사 아버지의 비정한 사연이 방송됐다. 패널로 함께한 신중권 변호사는 “사건 속에 감춰진 법률적 문제에 대해서 하나하나 짚어드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방송을 시작했다.
2014년 한 아이가 필리핀에 버려졌다. 일용직노동자라고 밝힌 아버지는 아이가 코피노라면서 한국인 선교사에게 양육을 부탁했다. 부모에게 버려진 충격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폭력적으로 변한 아이는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녀야했고, 한국에 돌아가기를 희망했다. 버려진 한국인 아이의 사연을 들은 필리핀 한인회가 부모 찾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 이어 필리핀대사관과 다수의 행정기관이 공조한 끝에 찾은 아버지는 한의사라는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아이가 불안증세에 도움이 되고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필리핀에 보낸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었다.
아이가 버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0여년 동안 국내외 곳곳에 유기됐던 아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호소하며 맡기고,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는 수법은 동일했다. 아이는 버림받은 과거를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을 찾으러 필리핀에 온 아버지를 본 아이는 자신을 또 버릴 것이라며 두려움에 떨었고,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지금도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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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버린 아버지는 부산 시내에서 20년 넘게 한의원을 운영해오다 아이를 데려온 직후 폐업을 신고했다. 모두 아이를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아버지와 달리, 필리핀에서 아이를 돌봐온 캐나다인 선교사는 “누구에게든 사랑을 받는 것이 그(피해 아동)의 권리고, 그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신중권 변호사는 “아동학대의 경우 법원의 판결이 있으면 부모의 친권 박탈 후 후견인 양육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MC 신동엽은 “오늘처럼 아버지라는 이름이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며 어른들이 더 일찍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연이어 놀라운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MBC ‘실화탐사대’는 다음 주 수요일 밤 10시 5분에도 더욱 놀라운 이야기로 찾아온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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