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오페라의 유령’ 등 수많은 뮤지컬 명작을 연출한 뮤지컬의 거장 해럴드 프린스(사진)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린스의 홍보담당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가 짧은 투병 끝에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프린스는 1950년대부터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고전 반열에 오른 여러 작품을 제작해 명성을 얻은 후 60년 넘게 화려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지난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프린스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를 졸업한 뒤 스무 살 무렵 전설적인 브로드웨이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조지 애벗의 제자로 뮤지컬계에 첫발을 들였다. 그는 1954년 애벗과 뮤지컬 ‘파자마게임’을 공동제작하며 일약 유명인으로 떠올랐고 이듬해에는 토니상 ‘최고뮤지컬’ 부문에서 수상했다. 1966년에는 나치 치하의 독일 베를린 소시민들의 삶을 다룬 ‘카바레’를 연출해 토니상 ‘최고연출가’ 부문상도 받았다.
1970년대에는 미국 유명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과 손을 잡고 큰 시너지 효과를 내며 상을 휩쓸었다. 둘이 1970년 함께 만든 희극 뮤지컬 ‘컴퍼니’는 토니상 6개 부문에서, 1971년 발표한 ‘폴리스(Follies)’는 7개 부문을 석권했다. 프린스와 손드하임이 1973년 초연한 ‘리틀 나이트 뮤직’과 1979년작 ‘스위니 토드’ 역시 토니상 최고 뮤지컬의 영예를 차지했다.
프린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영국의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도 힘을 합쳐 1978년 런던에서 뮤지컬 ‘에비타’를 연출했다. 두 사람이 1986년 탄생시킨 세기의 명작 ‘오페라의 유령’은 약 30년간 1만회 이상 무대에 오르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프린스는 브로드웨이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토니상 특별상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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