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검찰이 알루미늄을 밀수입해 2조원대 관세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거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와 그 회장을 기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연방검찰이 지난 5월7일 중국 중왕그룹 창업자인 류중톈 회장을 문서 위조, 자금 세탁, 금융 사기 등 24건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전날 밤까지 비공개됐던 류 회장 등에 대한 기소 사실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를 재개한 직후 외부에 알려졌다고 전했다.
검찰은 현재 중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류중톈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돼있지 않아 실제 기소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중톈 등은 2008년께부터 중국산 알루미늄을 LA 지역의 항구를 통해 밀수입해 총 18억 달러(약 2조 1,400억원)의 관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들은 미 상무부가 2011년 중국에서 수입된 각종 압출 알루미늄에 대해 부과한 관세를 회피하려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은 알루미늄 압출 제품들을 가용접해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닌 ‘알루미늄 팰릿(받침판)’으로 둔갑시켜 미국에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류중톈 등은 이렇게 미국으로 밀반입한 알루미늄 제품을 캘리포니아 남부의 창고 네 곳으로 옮긴 뒤 자신이 지배하는 기업들에 이들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꾸며 중왕그룹의 매출을 부풀리고 기업가치를 높이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LA 국토안보부 수사청(HSI)의 조지프 마시아스 특별수사관은 성명에서 “미국의 산업이 국방 및 주요 기반 시설 관련 물자를 개발하고 생산할 능력을 잃고, 신뢰할 수 없는 수입품에 의존하도록 떠밀리면 국가 안보가 흔들린다”며 말했다.
류중톈에게 적용된 혐의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46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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