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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명다한 노동정책 언제까지 방치해 둘건가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노동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서도 노동정책은 구시대의 틀에 갇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거리를 받는 플랫폼 노동자가 한국에만도 54만명에 달한다. 무려 전체 취업자의 2%다. 그러나 정부는 정규직화 등 근로자 보호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재계가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탄력근로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6년 넘게 헛바퀴만 돌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기업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임금인상을 수십년간 몰아붙여 초래한 결과다. 연공서열 호봉제를 기반으로 한 복잡한 임금체계도 한국 투자에 나서는 외국인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제조업이 해가 갈수록 경쟁력을 잃는 것은 이런 고질적 문제 때문이다. 제조업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1~2015년 2.2%로 추락하며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몰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틈만 나면 한국에 대해 “소득은 OECD 상위권에 근접했지만 생산성은 절반”이라며 노동시장 개혁을 주문해왔다. OECD는 “이중구조가 소득 불평등을 초래하고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으며 여성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고용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9돌을 맞아 ‘한국판 노동4.0 대계(大計)를 세우자’는 특별 기획보도를 하는 것도 이 같은 불합리한 노동시장 구조를 두고는 경제의 판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무섭게 밀려오는데 낫과 망치 시대의 낡은 노동정책을 고수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고 만다. 시대에 뒤떨어진 노동 관련법과 제도를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 교육정책도 노동환경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하는데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결과는 도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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