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비해 100억원 긴급 특례보증 등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1일 오후 4시 시청 소회의실에서 상공계 및 관계기관, 기업계 대표들과 ‘화이트 국가 제외 대응 일본수출규제 대책회의’를 열고 동향 점검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2일 일본의 화이트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명단)제외 결정에 대비해 지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히 개최됐다. 피해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긴급 지원 대책과 더불어 핵심 부품소재산업 자립 및 기술경쟁력 강화 등 경제체질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 부산의 대(對)일본 수입품목 현황(연수입액 10만 달러 이상 기준)을 살펴보면 총 703개 중 95개의 품목이 90% 이상 의존도를 보여 화이트국가에 제외될 경우 지역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수입 의존도 90% 이상 주요 품목은 기계류 및 전기기기(98.6%), 화학공업(97.6%), 차량·항공기·선박 및 관련품(96.6%) 등으로 향후 부산의 주력 수출제품을 포함한 모든 사업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의존도 50% 이상인 품목 수는 227개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규제품목이 늘어나 피해가 현실화되면 정부의 ‘소재·부품·장비경쟁력 강화 대책’과 정부 추경예산편성 등의 기조에 맞춰 특별 지원대책을 마련해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먼저 긴급대책으로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수출규제 지원대책반을 4개 반으로 확대 강화(피해기업조사·긴급자금지원·산업육성지원·관광지원)해 대(對)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피해상황 파악을 통해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또 수출규제 관련 안내, 피해기업 상담 등 ‘수출규제 피해기업 지원센터’를 활성화하고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지역 제조업 기업 수입국가 변경을 위한 판매처 발굴 경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총 100억 원 규모의 긴급특례보증도 시행한다. 이와 함께 부산시 오사카 무역사무소에 ‘수출입 바로지원센터’를 꾸리고 통상자문코디네이트 활용 자문, 일본경제동향 메일링 서비스 확대 등 지역기업을 현지에서 밀착 지원하며 피해기업 지방세 부담경감을 위해 6개월(최대 1년) 범위 내 지방세 기한연장 및 징수유예 조치, 세무조사 유예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소재 부품산업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추경 등과 연계해 국산화 과제를 발굴 건의하고 첨단소재 국산화 연구·개발(R&D) 사업도 추진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한일 간 경제 문제가 첨예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방향에 발맞춰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핵심 부품소재산업 자립과 기술경쟁력 강화로 지역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총력 대응을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체질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책회의는 오 시장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총괄상황보고, 제조업·정보통신기술·파워반도체 등 주력산업별 보고, 지역 제조업 모니터링 결과 보고, 관광산업 보고, 산업계 의견 청취 및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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