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원사는 실종됐던 조은누리(14)양을 찾아 군복을 벗어 조양에게 입혀주고 함께 수색을 하던 김재현 일병과 번갈아가며 조양을 업고 700m의 길을 하산했다.
2일 오후 열흘째 실종 중이던 조양을 발견한 박 원사는 이날 ”산을 수색하고 있는데 데리고 간 군견이 갑자기 ‘보고 동작’(앉은 자세)을 취했다“며 ”곧이어 조양을 발견하고 가슴이 벅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사는 김 일병과 군견 ‘달관’과 함께 충북 보은군 회남면 신문리 일대 야산을 수색하고 있었다. 이곳은 조양이 실종됐다고 처음 신고가 된 위치에서 약 1.7km 떨어진 곳이다. 오후 2시35분께 군견 달관이 갑자기 야산 중턱의 한 바위 위에 앉아 ‘보고 동작’을 취했다. 군견의 ‘보고 동작’은 군견이 적이나 구조 대상자를 발견하면 핸들러(주인)에게 알리는 동작 신호다. 박 원사는 ”종일 수색해도 허탕 치는 경우가 많은데 달관이가 보고 동작을 해서 반신반의하며 일대를 살폈고 보고 동작을 한 곳에서 약 3m 떨어진 바위 구석에 조양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박 원사에 따르면 조양은 옷을 모두 입고 쪼그린 채 앉아있었고, 가까이 다가가 ‘조은누리니?’라고 묻자 조양이 ‘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박 원사는 김 일병과 같이 조양을 번갈아 업어가며 700m의 길을 내려갔다.
박 원사는 “기동대대는 적이 침투했을 때 수색·정찰을 통해 적군을 찾아내고 격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며 “평소 군견과 함께 비슷한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원사는 1996년 부사관으로 군생활을 시작해 2014년부터 32사단 기동대대에서 근무했다.
/청주=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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