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대정부·대여 투쟁기금 모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외 투쟁 과정에서 부족해진 ‘실탄’을 비축하자는 취지지만 당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안 낼 수도 없고 이미 장외투쟁 과정에서 비용을 많이 소진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여당은 “한일 경제전쟁에 나서는 장수(정부)의 발목을 잡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4일 한국당에 따르면 중앙당 사무처는 지난달 말께 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투쟁자금을 낼 것을 요청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께 공문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문에는 야당이 된 후 재정여건이 여의치 않아 지난 5월부터 의원들이 먼저 투쟁자금을 내자는 의견을 제기해 모금을 시작했으며 아직 참여하지 못한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적극 참여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당 일각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보좌관으로부터 자세한 보고는 못 받았지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 깜짝 놀랄 만한 지침”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대일 경제전쟁으로 불리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전 국민이 대동단결 한마음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의 인식이 심각하고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위기상황에서 어려운 경제주체들과 국민을 위해 ‘제2의 금 모으기’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대정부 투쟁기금을 대대적으로 모집하며 대일 경제전쟁에 나서는 장수의 발목을 잡겠다는 발상은 대놓고 ‘일본 편’을 자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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