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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오하이오서 연이어 총기참사] 주말새 30명 사망…美 '총기 규제론' 다시 목청

주말 텍사스 월마트서 '증오범죄' 총격

범인 "히스패닉, 주정부 요직 장악"

오하이오 바에서도 10명 목숨 잃어

길로이 참사 일주일만에 또 비극

민주 대선주자 중심 "폭력 끝내야"





주말 사이 미국에서 연이어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하루도 안 돼 오하이오주에서 또다시 총격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지난 11일 동안 발생한 총기 참사는 일곱 차례로 늘어났다. 특히 텍사스 참사는 20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사망자 수 기준으로 역대 10대 총격 사건에 포함됐으며 용의자가 범행 전 반(反)이민 정서를 담은 선언문을 온라인상에 공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오범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잇단 총기 참사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미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총기규제론이 재점화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일 오전10시께 엘패소 동부의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귀마개를 한 백인 남성 용의자가 소총을 난사해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범인은 4개월 된 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무차별로 공격했다. 부상자 가운데는 위독한 중환자도 포함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총을 든 남자가 대형 쇼핑단지 내 월마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CCTV에 잡힌 것이다. /뉴욕=AFP연합뉴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로 알려졌다.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크루시어스가 온라인상에 인종차별주의적 내용의 선언문을 올렸다며 이번 총격이 증오범죄와 연관됐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시어스는 선언문에서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미국이 내부에서부터 부패하고 있다”며 민주·공화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뒤 “텍사스주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인구 때문에 이곳이 민주당의 텃밭이 될 것”이라며 반이민·반민주당 정서를 나타냈다.



멕시코 국경 근처에 있는 엘파소는 주민의 80%가 히스패닉계다. 이에 따라 그가 이민자가 많은 국경 마을을 노려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루시어스는 선언문에서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을 담았으며 백인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 유럽인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대규모 총기참사가 발생한 미 텍사스주 엘패소의 대형 쇼핑단지 내 월마트 직원들이 부둥켜안고 오열하고 있다. /엘패소=EPA연합뉴스


텍사스 참사가 발생한 지 24시간도 안 돼 미 오하이오주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AP통신에 따르면 4일 오전1시께 오하이오주 중서부 데이턴의 오리건 지구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용의자를 포함한 10명이 사망하고 최소 26명이 부상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한 남성이 술집에 들어가려다 입장이 거부되자 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용의자의 신분이나 범행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총격 사건의 빈도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족의 원한에서 비롯된 ‘묻지 마 총격’으로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28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음식축제인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격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올 들어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자는 자살을 제외하고 약 8, 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길로이 참사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총기 난사가 발생하자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 정치권에서는 총기규제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총기 난사로) 희생돼야 하고 지역사회가 분열돼야 하는가”라며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폭력을 끝낼 시간이 지났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는 미 총기협회(NRA)를 이길 수 있다. 총기 제조사들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너무 많은 가족이 총기폭력의 공포를 견디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엘패소에서 끔찍한 총격이 있었다. 많은 이가 죽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매우 안됐다”고 밝혔지만 총기규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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