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평화당 비당권파 신당 창당 모임인 ‘대안정치’의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평화당이 분당을 코앞에 두게 됐다. 정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치는 명분으로 하는 것”이라며 “평화당은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고 다른 대안을 모색하려면 평화당을 뛰어넘는 명분을 제시해야 하는데 저는 그것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건강한 정당은 노선투쟁이 있는 정당”이라며 “노선의 차이를 얘기하는 토론은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노선경쟁이 아니라 살아남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정치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당이 개혁 야당이 돼 기득권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대체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바른미래당 내 개혁그룹·정의당·시민사회 등과 힘을 모으고 녹색당·청년당을 포함해 새로운 정치세력과도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정치가 추진하는 ‘제3지대론’ 대신 정의당 등과의 연대를 통한 ‘자강론’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같은 날 열린 평화당 회의에서도 정 대표는 “당을 부수고 새로 짓자고 얘기하는 분들의 충정은 이해하나 그 충정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내가 살겠다는 발버둥이면 (당이) 침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대철 평화당 상임고문은 권노갑 상임고문과 함께 △신당 추진 당론화 △당내 신당 추진 기구 구성 △신당 추진 공동위원장에 정 대표와 대안정치 1인 임명 △대안정치 즉시 당무복귀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대안정치 측은 “신당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가 모든 것을 즉시 내려놓는 것이 순서”라며 이를 거절했다. 장정숙 대안정치 대변인은 통화로 “모든 최고위원을 포함해 당직을 맡은 사람들이 총사퇴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평화당은 정 대표의 제안으로 5일 저녁 다시 한번 ‘끝장토론’을 갖고 결과에 따라 신당 창당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성엽·박지원·천정배·최경환 의원 등이 참여하는 대안정치는 정 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대거 탈당까지 불사하고 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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