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통했다, 맥주 수입 45% 급감, 승용차도 34% 줄어

경기 의정부시의 부용고, 송현고, 의정부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7월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동참 선언 기자회견’에서 각자 장래 희망을 적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제품 수입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달에 비해 45% 급감했다. 승용차 수입 역시 지난해보다 34%가량 줄어들었다.

6일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맥주와 승용차 등 품목의 수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천달러로 전달 790만4천달러에 비해 45.1% 감소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4월 515만8천달러에서 5월 594만8천달러, 6월 790만4천달러로 계속 늘다가 7월에는 전달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7월(663만9천달러)에 비하면 34.6% 줄었다.

현재 맥주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대표적인 품목으로 지목돼 마트와 편의점 등의 판매대에서 빠지는 추세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는 수입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빼거나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고 속속 발표하고 있다.

30일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일본산 맥주와 담배 등에 터무니없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마트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운동에 동참하며 고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마련한 이벤트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또 다른 대상인 승용차의 경우 7월 수입액이 6천573만9천달러로 작년 동월(9천978만2천달러)에 비해 34.1% 감소했다. 전달(7천938만2천달러)보다는 17.2% 줄어든 수치다.

자동차의 경우 구입과 출고까지 시간차가 날 수밖에 없는 품목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불매운동 효과가 눈에 띄게 드러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2천674대로 작년 동월(3천229대)에 비해 17.2%, 전달(3천946대)에 비해 32.2% 각각 감소했다.

관세청은 승용차 등 대(對)일본 10대 수입 품목을 지정해 통계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 대상 품목은 승용차 외에 기계류, 반도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정밀기기, 고철, 자동차 부품,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가스다.

이 중 승용차 외에 7월 수입이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2억7천455만5천달러로 42.6%, 석유제품은 5천498만4천달러로 41.4%, 기계류는 4억4천15만4천달러로 22.3% 각각 감소했다.

가스(1천360만3천달러)는 100.6% 늘었고 반도체(3억8천180만1천달러)는 4.3%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관련 소비제품 수입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잠정치로, 정확한 통계는 15일 이후에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 도봉구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 입구에 불매운동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김진선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