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는 5일(현지시간)부터 북한 방문·체류 이력이 있을 경우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을 제한한다고 알려왔다고 외교부가 6일 밝혔다. 그간 미국은 ESTA를 통해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한 한국 등 38개 국가 국민에게 관광·상용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무비자 방문을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VWP 가입국 국민 중 방북 이력이 있는 사람은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관련 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미국대사관을 직접 찾아가 영어 인터뷰를 해야 한다. 다만 공무수행을 위해 방북한 공무원은 이를 증명할 서류를 제시할 경우 ESTA를 통한 미국 방문이 가능하다.
미국의 이 조치로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인사들은 물론 최근 8년 사이 개성공단을 포함해 방북 승인을 받은 우리 국민 3만7,000여명이 미국 입국 때 불편을 겪게 됐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긴급히 미국을 방문해야 할 경우 신속한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주한 미국대사관 측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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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이날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쏘고 ‘새로운 길’로 나갈 수 있다면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교류를 통한 ‘평화경제’로 일본을 극복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도 흔들리게 됐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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