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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개각] '文의 남자' 조국, 윤석열과 투톱 구축...사법개혁 고삐죌듯

<曺 법무장관 후보자 행보는>

文의 복심으로 변함없이 신뢰...예상대로 '칼자루' 맡겨

이순신 또 인용한 조국 "서해맹산 정신으로 개혁 완수"

野 "몽니인사" 반발..."청문회 송곳 검증" 가시밭길 예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권욱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이어 ‘문(文)의 남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사법개혁 ‘투톱’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은 문재인 정권의 핵심추진과제 가운데 하나다. 두 사람을 검찰개혁의 ‘선봉’에 세우는 자체가 이를 완수하기 위한 청와대의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야당이 청와대가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낙점한 것을 두고 ‘전쟁 선포’ ‘몽니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터라 첫 관문인 인사청문회부터 최종 임명까지 험로가 점쳐진다.

조 후보자는 9일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바다와 산에 굳게 맹세한다는 뜻의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이다. 그는 또 앞으로 열릴 인사청문회에 대해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다만 조 후보자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있다” “8년 전 법무부 장관에 욕심이 없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인사청문회에서 답을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도착해 신임 법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그를 법무부 장관으로 낙점한 것을 두고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지난 2017년 대선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전격 지명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 부실 인사검증, 특별감찰반 논란 등 잡음이 있었으나 문 대통령은 그때마다 그의 손을 들어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믿음이 큰 만큼 윤 총장과 함께 사법개혁의 선봉장으로 이른바 ‘칼자루’를 쥐여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조 후보자가 그려온 사법개혁의 밑그림을 현실화할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한 드라이브로 사법개혁까지 완수한다면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법무부 장관 임명→사법개혁 성공→총선 출마’라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조 후보자가 걸어야 할 길을 바라보는 내외부의 시각은 그리 밝지 않다. 당장 야당이 조 후보자 지명에 반발하고 있어 첫 관문인 인사청문회부터 난관이 점쳐진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조 후보자 지명을 두고 “야당 무시를 넘어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민정수석으로서는 업무능력에서 낙제점을 받았고 공무원들의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찰하는 ‘영혼 탈곡기’라는 말이 있었던 것처럼 인권에 대한 기본적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협치 포기”라며 동조했다. 야권이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일각에서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할 수 있다는 말마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야당 소속의 한 법사위 위원은 “현 정권 들어 꾸준히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거부도 야권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원내대표들이 뜻을 한데 모은다면 최악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열더라도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 시절 인사검증이나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로 불거진 사찰 의혹, 청와대에서 서울대로 복귀한 ‘폴리페서’ 논란까지 직면해야 한다.

또 다른 야당 소속 법사위 위원은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등 회전문 인사는 현 여당이 야당 시절 꾸준히 문제시했던 점”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과연 (조 후보자가) 자격이 있는지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 후보자는 인사검증을 총괄했던 시기 차관급 이상 11명의 공직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며 “도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직무능력이 떨어지지 않는지 등도 면밀하게 살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재직 시절부터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이른바 ‘송곳검증’을 예고하는 것이다.
/안현덕·오지현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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