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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침과 오후 다르다"는 삼성CEO의 절박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고동진 사장이 “지난주와 이번주가 다르고, 아침에 나왔던 얘기가 오후에 바뀐다”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고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10 공개행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2015년) 사장이 된 후 한번도 임직원들에게 ‘위기’라는 말을 쓰지 않았는데 올해 말에는 써야 할 것 같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부품 현황을 살펴보니 3~4개월치만 남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산업의 하나인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니 예사롭지 않다.

고 사장은 나아가 일본 문제 외에도 세계 경제침체,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이 정도라면 중소기업들은 오죽하겠나 싶다. 그도 그럴 것이 미중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까지 치달으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 교수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 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5%포인트나 줄고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7%포인트 내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역 통계에서도 드러났듯이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다. 국내적으로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강성노조의 경영압박, 반기업 정서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퍼펙트스톰이 몰려오는데 인력 충원을 못해 납품도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말로만 반일을 부르짖을 뿐 땜질처방으로 일관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환경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며 갖가지 조건을 붙이고 있는데다 대기업의 연구개발(R&D) 지원도 체감하기 힘들다. 그마저도 시민단체의 반대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안팎에서 밀려오는 다층위기로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의 얘기를 귀담아듣고 기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 기업이 앞장서 뛰어야 위기극복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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