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구팀 감독 당시 학부모들을 성폭행하고 돈을 가로챈 의혹이 제기된 정종선(53)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대한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축구협회는 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정종선 회장에 대한 스포츠공정위 회부를 결정했다.
스포츠공정위는 12일 회의를 열어 정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이지만 워낙 죄질이 나쁜 중대 사안이어서 스포츠공정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의 감독으로 재임하던 당시 학부모들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올해 5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학생의 대학 입학 편의를 봐주겠다며 제3자를 통해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방송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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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JTBC 뉴스룸은 정 회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 3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정 회장이 자녀 입시에 강혁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성폭행을 당한 뒤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아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정씨의 연락에 학교로 갔다가 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순간 제압을 해서 순식간에 벌어졌다.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며 “전학을 가면 애를 매장해 버린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애를) 아무 데서도 못 받게 하고 프로도 못 가게 해버리겠다더라. 자식이 볼모로 있으니까…”라고 신고할 수 없었던 배경을 전했다.
다른 학부모 역시 “아이가 조금이라도 알까 봐 겁나고 두려웠다”며 “덜덜 떨리고 버틸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상벌위에 넘겨진 정 회장은 축구인의 명예 실추와 직권 남용, 횡령 등 규정이 적용되면 자격정지 1년에서 최고 제명까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정 감독은 최근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논란 이후 횡령·성폭행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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