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華爲)가 9일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훙멍(鴻蒙)’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의 OS 안드로이드를 쓰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훙멍은 중국의 신화 속에서 세상이 탄생하기 전 혼돈 상태 속의 신비로운 힘을 뜻하는 말이다.
화웨이는 이날 광둥성 둥관시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새 OS인 훙멍을 공개했다. 발표자로 나선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개발자 대회에서 훙멍을 공개하며 “세계에 더욱 큰 화합과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훙멍의 영어 명칭은 기존에 시장에서 알려진 ARK(아크)가 아니라 화합을 뜻하는 Harmony(하모니) OS로 정해졌다. 화웨이는 향후 훙멍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PC, TV, 인공지능 스피커, 자동차 등에서 두루 쓰이는 범용 OS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화웨이는 이르면 올해 가을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예상보다 공개 시점이 앞당겨진 셈이다. 화웨이는 상하이교통대와 공동으로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한 독자 OS인 훙멍을 오랫동안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웨이가 독자 OS를 사용한다고 해도 중국을 제외한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화웨이의 주요 해외시장에서 받는 타격을 쉽게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새 OS가 설치된 화웨이의 새 IT 제품을 쓰는 해외 소비자들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앱을 추가 설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검색 등 구글이 운영하는 앱 등도 설치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송윤지 인턴기자 yjs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