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커버걸저스티스(미국·암·3세·레이팅67)만 보였다. 유일한 암말 커버걸저스티스가 폭염을 뚫고 제10회 서울경제신문배(2등급·1,800m·핸디캡) 경주에서 시원한 우승을 차지하며 과천벌 차세대 장거리 강자의 탄생을 알렸다.
커버걸저스티스는 11일 오후5시30분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제14경주로 벌어진 서울경제신문배 경주에서 쟁쟁한 수말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주기록은 1분56초1이었다.
대등한 경주마들의 편성이라 혼전이 예상됐지만 결국 주인공은 11마리 중 유일한 암말인 커버걸저스티스였다. 출발대를 박차고 나가자마자 선두 자리를 차지한 이후 단 한 번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내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했다. 경주 내내 3마신(약 7.2m) 이상의 차이를 유지한 끝에 2위 슈퍼플루이드(미국·수·3세·레이팅66)를 약 9.6m 차이로 떼어놓은 완승이었다.
커버걸저스티스는 지난해 12월에 데뷔, 단 4차례 경주를 치르고 올해 4월 2등급으로 올라온 신예다. 지난 6월 기대 속에 출전한 첫 대상경주 뚝섬배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이번 경주에서 수말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씻어내고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마 황제’ 박태종(54) 기수와의 호흡도 빛났다. 1987년 데뷔한 박태종은 통산 2,000승을 돌파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날 경주에서 초반부터 자리 싸움에 성공한 뒤 어린 커버걸저스티스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올해 1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송문길 조교사(감독)는 이번 우승으로 암말과의 궁합을 다시 한 번 자랑했다. 송 조교사는 통산 14차례 거둔 대상경주 우승 중 10번을 유명 경주마 실버울프 등 암말과 함께했다. 경기 후 송 조교사는 “콘트롤이 쉽지 않은 3세 암말을 베테랑 박태종 기수에게 맡긴 것이 주효했다”면서 “에이스인 실버울프와 더불어 기대주인 커버걸저스티스도 대상경주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오스(미국·수·4세·레이팅56)가 3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역전의우승(미국·거세·5세·레이팅69)이 4위에 올랐다.
이날 서울경제신문배 경주에슨 2만8,000여명의 경마 팬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총매출은 약 47억원에 달했고 배당률은 단승식 4.1배, 복승식과 쌍승식은 각각 13.5배와 27.6배가 기록됐다.
/과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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