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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로열티’가 살린 나이키골프…클럽·볼 사업 철수에도 매출은 10% 성장

소셜미디어로 골프화 홍보에 팔 걷는 KLPGA 선수들

선수 아이디어 디자인에 반영, 투어밴 운영 등 세심한 관리에 충성도 높아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이상 미국) 등 매머드급 스타들의 골프용품을 후원하던 나이키골프는 지난 2016년 8월 돌연 골프클럽과 볼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로부터 3년, 골프장에서 나이키 로고는 여전히 흔하게 눈에 띈다. 11일 나이키골프에 따르면 클럽·볼 사업도 함께하던 시기와 비교해 국내 연매출은 오히려 10% 늘었다. 골프화를 중심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집중 공략한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매 대회 참가선수의 50% 이상이 나이키 골프화를 신고 경기한다. 2015년 1명으로 시작한 나이키 골프화 후원선수는 2016년 11명, 2017년 38명, 2018년 60명, 올해 72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골프화 후원을 받는 선수들은 나이키 제품을 개인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충성도가 남다르다. 나이키골프 관계자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특별한 콘셉트의 제품을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제작하는 방식이 호응을 얻고 있다”며 “골프화 후원선수들에게 러닝화와 의류 등도 함께 제공하고 대회 기간 골프화 전용 투어밴을 운영하는 것도 선수들에게 환영받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나이키골프는 2016년부터 KLPGA 투어 대회장에 골프화 전용 투어밴을 운영하고 있다. 새 골프화를 지급하는 것 말고도 발 볼을 넓히는 등 ‘스펙’을 즉석에서 조정해주거나 현장의 의견을 듣는 게 투어밴 직원들의 역할이다. 보통 투어밴은 용품업체들이 이동식 골프클럽 피팅센터로 운영하기 위해 개조한 9.5t 트럭을 말한다. 골프클럽이 아닌 신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어밴을 운영하는 것은 나이키골프가 국내 최초였다. 트럭 대신 승합차를 개조했다.

지난 6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기념으로 선수들에게 지급해 인기를 얻은 ‘기아 플로럴 에디션(사진)’은 후원선수 중 2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오랜 계약선수인 김지현(한화큐셀)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화려한 듯 은근한 꽃무늬가 특징이다. 이렇게 선수들을 통해 테스트하고 인지도를 높인 제품들을 내년부터 일반 고객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부산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내년 대회 때도 기념 골프화를 선수들에게 제공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LPGA 투어 5대 메이저대회는 모두 나이키 골프화를 신은 선수들이 우승했다. KLPGA 투어 우승 대회는 전반기 17개 대회 중 12개에 이른다”며 “후원선수가 우승한 주에는 매출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진다. 상금랭킹 톱5에 든 선수나 미국에 진출하는 선수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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