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회의는 황실 중심, 헌법 개정, 국방 강화, 애국 교육 등을 주장한다. 특히 평화헌법 9조 1항 전쟁 시 무력행사 포기, 2조 전력 보유 교전권 불인정 등을 개정해 메이지 헌법으로 회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메이지 헌법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의 국가, 천황이 주권이고 군주인 체제를 지향한다. 한마디로 패전을 인정하지 않고 그 이전의 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렇게 보면 일본회의의 뿌리는 한반도를 정벌해 일본의 국력을 키우자는 메이지시대 정한론까지 올라간다. 아베 총리는 2009년 요시다 쇼인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당시 “요시다 쇼인이 정한론의 원조”라며 “아베의 요시다 묘소 참배는 자신이 옛 제국의 영광을 되찾는 역할을 해내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결국 정한론의 사상적 토대가 이어져 일본회의가 탄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을 상대로 느닷없는 경제전쟁을 일으킨 이후 그의 도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구심점으로 일본회의를 지적한다. ‘일본회의의 정체’의 저자 아오키 오사무씨는 “일본회의가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체제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악성바이러스”라고 주장한다. 백신도 없이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는 일본의 폭주가 걱정된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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