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2회를 방송한 MBN ‘자연스럽게’는 전인화 은지원 김종민 조병규 등 셀럽 4인이 전남 구례 현천마을의 빈 집을 ‘단 돈 천원’에 분양받아 세컨드 라이프를 시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황폐한 폐가였던 이 빈 집들은 입주자들의 희망을 반영해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완벽하게 ‘드림 하우스’로 변신했다.
이들의 아름다운 세컨드 하우스와 현천마을의 뛰어난 풍광이 눈길을 끌면서, 실제로 마을 빈 집을 ‘천원’에 분양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현천마을에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천원 분양 프로젝트’는 방송 프로그램을 위한 기획으로, 실제로 방송 속 출연자들과 같은 조건으로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면 정식으로 집 주인 및 마을과 협의해 빈 집을 매매하거나 임대하고 리모델링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의 연출을 맡은 유일용 PD는 “시골 빈 집에도 엄연히 주인이 있고, 그것은 현재 출연자들이 살고 있는 집 역시 마찬가지”라며 “마을 측과 집 주인들의 동의로 ‘천원 분양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었지만, 원하는 모든 분들이 ‘천원’에 집을 임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속 세컨드 하우스들은 제작비와 구례 측의 지원을 통해 방송의 배경으로서 리모델링된 것으로, 천원 임대료에 리모델링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빈 집 임대사업은 각 지역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순창의 경우 귀농인 유치를 위한 사업 중 하나로 1년간 보증금 30만원, 월 10만원에 빈 집을 수리까지 완료한 뒤 임대해 주는 ‘귀농인의 집’ 시스템을 선보였다. 지역에 따라 ‘귀농인의 집’ 시스템의 입주 기간과 비용은 차이가 있다.
익산시, 김제시, 남원시, 부안군, 무주군, 장수군, 고창군 등에서도 ‘희망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빈 집 재생 임대사업을 선보였고, 시골이 아닌 서울에서도 SH공사 도시재생본부 빈집뱅크처를 통해 빈집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
현천마을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방영 이후 ‘천원 분양’에 대한 너무 많은 문의와 방문으로 주민들의 고충이 크다”며 “빈 집이 줄어드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천원 분양’을 왜 방송에서와 똑같이 받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오면 곤란하다”고 전해오기도 했다.
유럽에서도 한국과 비슷하게 빈 집이 늘어나는 시골을 위한 ‘1유로 프로젝트’가 시행된 바 있다. 이 역시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기획이었고, 이를 통해 시골의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동기 부여의 목적이 컸다.
유일용 PD는 “현천마을에 현재 남아 있는 빈 집들은 마을 측의 협조를 구해 1년 동안은 MBN ‘자연스럽게’ 제작진이 우선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너무나 아름답지만 빈 집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 시골 마을의 현실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밤 9시 방송되는 MBN ‘자연스럽게’는 ‘단돈 천원에 분양 받는 시골마을 세컨드 하우스’라는 콘셉트로 쉼표 없는 각박한 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전할 소확행 힐링 예능 프로그램으로, 전인화 은지원 김종민 조병규 4인이 출연 중이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